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석해 일본이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으로 반세기 넘게 일본의 국시로 간주돼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인사말에서 세계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겪은 원폭 참화는 결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유지·강화를 호소하겠다고 밝혔으나, 전임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사용한 "견지하고 있으며"라는 표현은 역대 총리들이 써온 "견지하면서"와 차이가 있어 일본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3대 안보문서 개정과 관련해 비핵 3원칙 재검토 여부를 질문받자 그는 "문구 표현에 대해 지금 예단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비핵 3원칙을 정책상 방침으로 견지하고 있는 것은 변함없다"고 답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정부가 비핵 3원칙을 정책상 방침으로 견지하고 있다고만 답하며 향후 고수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기념식 후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20분간 방문해 원폭 희생 어린이들의 옷 등 전시품을 둘러봤고, 피폭자 단체 대표들과 만나 원폭증 인정 심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독 메시지에서 지정학적 분열과 불신이 커지는 시대에 핵 참화를 막아온 규범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고,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히로시마 평화 선언"을 통해 국제법을 무시하는 대국의 오만한 행태를 비판하며 핵무기 폐기 행동을 촉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역대 최다인 121개국·지역 대표가 참석했으며, 참가자들은 원폭이 투하된 오전 8시 15분에 일제히 묵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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