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 별세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인 백인천 전 감독이 14일 오전 6시 30분께 뇌경색 악화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고인의 지인들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 거주하던 백 전 감독은 이날 오전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거주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백 전 감독은 그동안 네 차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으며, 전날에도 비교적 좋은 컨디션으로 병원 정기 검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고인의 장례를 KBO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빈소는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다. 발인 등 세부 장례 일정은 미국에 거주 중인 동생이 귀국하는 대로 정해질 예정이다.

1942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태어난 백 전 감독은 한국 전쟁 때 월남해 경동중과 경동고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를 병행할 정도로 하체가 탄탄했고 타격 실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수로 뛰던 그는 1961년 실업 야구 농협에 입단했고, 1962년 자유계약으로 현 닛폰햄 파이터스의 전신인 도에이 플라이어스에 진출해 일본 무대를 밟았다. 이후 다이헤이요 라이언스(현 세이부 라이언스),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머린스), 긴테쓰 버펄로스를 거치며 1981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했고, 다이헤이요 시절인 1975년에는 타율 0.319로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1982년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로 한국에 돌아온 백 전 감독은 그해 타율 0.412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사에 유일한 4할 타자로 남았다. 이후 1983∼1984년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2년을 더 뛰고 한일 통산 23년의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재창단한 LG 트윈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아 '혼(魂)의 야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1996∼1997년), 롯데 자이언츠(2002∼2003년) 감독을 지냈고, 삼성과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는 타격 인스트럭터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정신력과 투쟁심을 강조하는 용장으로 불렸지만, 순탄치 못한 가정사와 삼성 감독 시절 처음 겪은 뒤 이어진 뇌경색, 지인에게 당한 사기 등으로 말년에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감독의 별세로 프로야구 원년 6개 구단 초대 사령탑 가운데는 박영길(85) 전 롯데 감독만 생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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