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은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60·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57·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으로 공석이 생긴 지 5개월여 만에 이뤄진 제청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두 사람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취임하는 대법관이 된다.
대법원은 제청 배경에 대해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관으로서의 자세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도 함께 반영했다고 밝혔다.
손봉기 부장판사는 부산 출생으로 달성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구·울산 지역 향판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대구지법원장을 지냈고 2021년부터 대법관 후보로 추천돼 왔다. 그는 2015년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며, 당시 5일 연속 개정이라는 최장 심리 기록을 세웠다. 2019년에는 사법 역사상 최초로 도입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따라 대구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대법원은 그를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법관"이라며 "원만한 재판 진행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유 제시로 소송관계인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김성수 부장판사는 전남 함평 출생으로 광주 인성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광주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광주지법 해남지원, 서울고법,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청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거쳤다. 2015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주심을 맡아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를 깨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올해 1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벌인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헌법상 역할과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반헌법적 결과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를 "탁월한 재판실무 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법관"이라며 "인자한 성품으로 법원구성원들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4명을 추천했지만 최종 후보를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 간 견해차로 반년 넘게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헌법상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것이 관례여서, 이흥구 대법관 후임까지 두 명을 동시에 조율해 제청하는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5개월 넘게 이어진 대법관 공석 사태도 해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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