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60·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57·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이 헌법 104조 2항에 따라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내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통상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뒤 대통령을 찾아가 대면으로 제청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후보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청와대를 찾지 않았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법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봉기 부장판사를 제청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55·26기) 고법판사,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제청을 미뤄왔다. 청와대는 여성이자 진보 성향인 김민기 고법판사를 우선 검토했으나, 대법원 측은 윤성식 부장판사를 우선 순위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법판사가 현 정부에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의 배우자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결국 노 대법관은 3월 후임자 없이 퇴임해 5개월 넘게 대법관 공석 상태가 이어졌고, 이흥구 대법관도 내달 7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2명 동시 제청이 이뤄졌다.
손봉기 부장판사는 부산 출생으로 달성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2015년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심리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2019년 법원장 후보 추천제 시행 이후 첫 대구지방법원장을 지냈고, 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로는 처음 대법관 후보로 제청됐다. 김성수 부장판사는 전남 함평 출생으로 광주 인성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2015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올해 1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서부지법 폭동 사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법원이 헌법상 역할과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반헌법적 결과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통상 제청부터 임명까지 한 달 넘게 걸리는데 이흥구 대법관 퇴임까지는 약 3주밖에 남지 않아 대법관 2인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선이 늦어지면 전원합의체가 심리 중인 김건희 여사 '3대 의혹' 사건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선고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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