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9곳이 민간 구매전문조직(GPO)과의 협업 프로세스를 도입한 이후 최근 4년간 급여 의약품 구매비용을 약 150억원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메디컴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이들 기관의 의약품 입찰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9개 기관은 4개년 평균 보험약가 상한금액 대비 약 20% 낮은 가격에 급여 의약품을 구매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상한가 대비 23.1% 인하해 약 43억원을, 2024년에는 26억원을 절감했다. 2025년에는 44억원으로 절감액이 늘었고, 2026년은 결과가 나오지 않은 4개 기관을 제외한 5개 기관에서만도 8월 현재 평균 24.6% 인하율로 약 36억5000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 지방의료원은 4년 연속 30%대 안팎의 인하율을 유지하며 같은 기간 약 75억5000만원을 절감해 개별 기관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절감 흐름은 건강보험 재정 사정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지난해 건보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급여비는 약 10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지만, 재원인 보험료 수입은 87조2000억원 안팎으로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건보 재정이 4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이어지던 흑자 기조가 5년 만에 꺾였다. 저성장과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약품비 절감 구조가 건보 재정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참고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절감의 배경으로 정부 부처의 유연한 제도 운영과 의료기관의 경영혁신, 민간 GPO가 보유한 대규모 구매 데이터 활용을 함께 꼽는다. 재정경제부와 교육부는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규정과 혁신 지침을 통해, 행정안전부는 계약사무 전문기관 제도를 통해 의료기관이 민간 부문과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지를 넓혀왔다.
실무적으로는 병원 예산과 기초금액, 사전 시장가격 조사를 통한 가격 검증과 계약금액 적정성 확보, 품목 그룹핑을 통한 경쟁 구도 형성이 절감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규 공급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입찰 참여 기회를 넓힌 점도 구매비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지메디컴 측은 비대면 전자입찰 시스템으로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축적된 가격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 가격을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공공의료기관도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입찰과 계약 전 과정의 내부통제를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이 실시한 전국 국립대학병원 운영실태 감사에서도 도매상 간 경쟁을 유도해 약품비를 절감하는 방식이 모범사례로 언급된 바 있다. 시장가격 조사와 경쟁입찰 확대, 복수 공급사 경쟁 구도, 계약 전문성을 결합한 구매체계가 공공의료기관의 예산 절감과 계약 투명성 확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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