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산불 실화 혐의 임차인, 항소심서도 징역형 (사진= 연합뉴스 제공)

대구지법 형사항소2-1부(김정도 부장판사)는 10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63) 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은 정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산불 피해가 중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건조한 날씨와 강풍, 다른 지역에서 번진 산불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예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고,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와 피고인의 행위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산불 피해의 중대성만으로 모든 책임을 피고인에게 돌리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유사한 산림 실화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드문 점도 고려했다. 이어 “실형 선고를 하고 구속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도 실형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정 씨에게는 바람이 강한 날 쓰레기를 태우는 행위에 경각심을 갖고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정 씨는 2025년 3월 22일 오전 11시 44분께 경북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의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운 뒤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 불이 번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의성군 안계면과 안평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확산했으며, 산림 당국은 전국에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149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했다.

산불 피해는 의성·안동 등 5개 시·군에 걸쳐 발생했다. 2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쳐 사상자는 67명으로 집계됐으며, 피해 면적은 9만9천289㏊, 이재민은 3천500여 명이었다. 별도의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조부모 묘 주변 어린나무를 태운 혐의로 기소된 신모(55)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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