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월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27개 회원국 지도자와 EU 수뇌부에 전쟁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내년 2월이면 5년째에 접어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며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지원으로 에너지와 방공망, 자금을 꼽았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을 재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비판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에너지 휴전’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고 군사 정보 지원을 중단하는 등 압박을 강화했다.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원을 줄이거나 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와 러시아 압박 강화를 주장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이 석유 수익에서 나온다며 에너지 수익을 차단하는 것이 전쟁을 멈추게 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라트비아의 안드리스 쿨베르그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남은 동맹은 유럽인들이라며 겨울철 필요 사항이 회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럽 각국의 재정 여건과 국내 정치 상황은 추가 지원의 변수로 꼽힌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이미 지원한 900억 유로가 곧 소진될 수 있다며 유럽이 실질적인 재정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물었다.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도 신규 재정 지원을 약속한 국가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는 14시간 동안 논의했지만 2028~2034년 장기예산안과 에너지 가격 대응을 둘러싼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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