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소방 재정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부승찬 의원에게 같은 수위의 경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 조계원 대변인은 21일 국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지도부가 두 사람에 대한 경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부 의원은 당 윤리감찰단의 경고 의견이 최고위에 전달됐고, 추 지사는 부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같은 수준으로 정리됐다. 당은 소방공무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사자들에게 성찰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추 지사는 윤리감찰단에 별도로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발단이 된 발언은 추 지사가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데 이어 부 의원이 비슷한 표현을 한 일이었다.

형평성 논란 뒤 두 사람에게 같은 수위 경고

조 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지도부가 추 지사와 부 의원을 경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치의 취지를 설명하며 “당사자들의 무거운 성찰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당은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조 대변인은 소방공무원 처우와 안전에 대해서도 “소방관 안전과 처우 개선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부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감찰단이 경고 의견을 최고위에 보냈다. 추 지사는 당초 별도 조치가 없었지만, 발언 논란의 시작이 된 인물에게는 조치하지 않고 부 의원만 조사하는 것이 형평에 맞느냐는 문제 제기가 당내에서 나왔다. 이에 지도부는 추 지사에게도 같은 수위의 경고 의견을 모았다. 조 대변인은 “부 의원의 경우 윤리감찰단에서 경고 의견을 (최고위에) 보내왔고, 추 지사의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같은 수위로 경고 의견을 모았다”며 “경고로 다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경고로 정리한 만큼 윤리감찰단에 별도로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김민석 대표는 앞서 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윤리심판원 직권조사를 명령했지만, 추 지사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추 지사에 대한 조치가 빠졌다는 비판과 함께 두 사람을 함께 징계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결정은 부 의원에게만 조사 절차가 진행되는 데 따른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뒤 두 사람을 같은 수준의 경고로 묶은 것이다.

국감 발언에서 시작된 소방 예산 논란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 재정과 국가직 소방공무원 예산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추 지사는 당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발언 뒤 소방 재정을 ‘빨대’에 비유한 데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19일에는 부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의 발언 논란을 언급했다. 부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인데도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가 부담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예산의 90% 정도를 지자체에서 부담하니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추 지사의 표현을 두고 잘못이라고 말하면서도 소방 예산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같은 ‘빨아먹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부 의원은 또 국정감사에서 “이런 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고 비난만 하면 답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소방 예산 부담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표현을 두고 논란이 커졌다. 부 의원의 말은 추 지사 발언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중에 나왔고, 이후 당 지도부가 부 의원에게 조사 조치를 하면서 추 지사에 대한 조치 여부도 당내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 의원 사과와 추 지사의 빈소 방문

부 의원은 발언 다음 날인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제(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썼다. 이어 “말 한마디에도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신중한 언행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한때 제복을 입었던 사람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께 마땅한 존중을 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부 의원은 사과문에서 “소방공무원 여러분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그 헌신이 정당하게 존중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부 의원은 군인 출신으로 국방부 대변인 등을 지냈다. 당 지도부는 그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리감찰단에 발언 경위를 직권 조사하도록 지시했고, 감찰단은 경고 의견을 최고위에 전달했다. 이후 당은 부 의원의 사과와 별개로 최고위 차원의 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추 지사는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했다. 추 지사는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문은 추 지사의 국감 발언 뒤 이뤄졌으며, 당 지도부는 부 의원의 윤리감찰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추 지사에게는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추 지사에 대한 조치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뒤 최고위가 두 사람에게 같은 수준의 경고를 하기로 한 것이다.

당내 문제 제기와 지도부의 추가 설명

지도부의 경고 결정 전인 21일 오전, 5선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추 지사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에서 최소한 추 지사에게 경징계, 경고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추미애 주범은 (징계를) 관두고, 부승찬을 징계한다고 하니 공정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 발언이 먼저 논란이 됐는데 부 의원에게만 조사가 지시된 상황을 두고 당내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는 취지다.

당내에서는 추 지사에 대한 징계가 여권 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원문에 따르면 추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강하게 비판했고, 최근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에 반대하며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당내에서는 추 지사에 대한 조치가 강경파 의원과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을 키우고 당권파와 강경파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도부가 추 지사를 윤리감찰단에 회부하지 않고 최고위에서 경고로 정리한 배경에 갈등 확산을 막으려는 계산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사자들이 사과했으면 일단락되는 것인데 당내에서 이 사안을 키울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김민석 대표의 언행도 최근 구설에 많이 올랐다. 추 지사를 징계하면 김 대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최근 지역 축제에서 가수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한 일과, 순직 소방관 빈소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 차량이 병원 내 응급환자 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했다는 논란을 함께 거론했다. 조 대변인은 축제 논란에 대해 “김 대표가 (행사 주최 측에) 각별히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공연) 진행 중 실수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조치와 함께 소방공무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소방관 안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윤리감찰단 조사 없이 최고위 경고를 받았고, 부 의원은 윤리감찰단의 경고 의견을 거쳐 같은 조치를 받았다. 지도부는 두 사람에게 성찰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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