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10월 23일 2심 판결에서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어긋난 뒤 이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설명이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오 시장과 처음 만난 시기 등에 관해 진술을 바꾼 사례를 판결문에 담았다. 명씨는 2025년 3월 6일 창원지검 조사에서 카카오톡 대화 제시를 받은 뒤 오 시장을 2020년 12월 9일 만났다고 답하면서, 반기문·김진태를 만난 일정과 김영선씨가 중국집에서 사용한 보라색 계열 카드 등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객관적 증거에 맞춰 진술을 수정하면서 부가적인 사정까지 상세히 덧붙인 점을 지적했다.
여론조사 의뢰 시점과 자료 전달에 관한 진술도 판단 대상이 됐다. 명씨는 2023년 3월 11일 창원지검에서 2021년 1월 22일자 비공표 여론조사는 오 시장이 아니라 김종인을 위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오 시장에게 당일 의뢰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2024년 12월 4일에는 장복터널을 지날 때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뒤, 2025년 4월 29일 작성한 진술서에서 통화 4건을 구분해 설명했다. 자료 전달에 관해서도 처음에는 전달 사실을 부인했다가 2025년 4월 서울고검 조사에서 흰색 봉투에 자료를 담아 오 시장 차량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2심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선거 후보로서 경쟁자를 이기려는 정치적 동기와 돈을 주고 불법 조사를 할 동기는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강혜경씨가 오 시장이 1위인 조사 결과를 나경원 후보가 1위인 것으로 바꾸고, 명씨가 오 시장에게 불리한 조사 조작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창원지검이 2024년 9월 30일 강씨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 일부를 오 시장 사건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압수수색 영장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대상으로 발부됐으며, 오 시장 사건에 활용하려면 별도 영장이 필요했다는 이유다. 휴대전화에는 김한정씨가 오 시장 캠프 측 주선으로 명씨를 처음 만났다고 강씨에게 말하는 녹음 파일이 담겼다. 1심은 이 파일을 적법한 증거로 인정했으며, 증거능력은 상고심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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