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이어 소방대원 순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안에 자숙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소방대원의 희생을 추모하는 일은 정치권의 책무지만, 소방 관련 정책 예산을 재정 부담처럼 언급한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여권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우려다. 민주당은 추 지사보다 먼저 사과했고, 당원 일부는 추 지사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도부가 규율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과 대표가 잇따라 사과…순직 대원 빈소도 찾아
민주당은 지난 16일 이용우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 공무원과 가족에게 사과했다. 논평에는 “추 지사가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 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담겼다. 추 지사의 발언이 알려진 뒤 당 차원에서 먼저 사과한 것이다. 원문은 소방 관련 정책에 들어가는 예산을 재정에 부담을 주는 비용처럼 언급한 점이 여권 전체를 향한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김민석 대표도 이튿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을 대신해 사과했다. 김 대표는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순직한 소방대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당의 논평과 대표의 사과, 대통령의 조문이 이어졌지만, 당 안에서는 추 지사의 발언이 여권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왔다. 원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청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지표가 나온 상황이라고 전했으나 조사 기관이나 수치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최악의 시기”라는 당내 비판…야당 공세 우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해 “추 지사의 발언은 최악의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야당이 계속 공격하겠지만, 맞고 가야지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계획은 더 꼬였다”고 덧붙였다. 발언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이 처한 정치적 부담과 향후 계획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원문은 소방대원 순직을 추모하는 일 자체는 정치권의 당연한 책무라고 짚으면서도, 앞서 나온 추 지사의 발언 탓에 비판이 여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추 지사보다 먼저 사과한 배경도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원문은 설명했다. 이용우 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속 조치와 관련해 “추 지사도 사과했고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징계와 같은)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지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당원 청원은 징계 요구…지도부는 재정 문제 대응 강조
‘추 지사 비상징계를 바라는 당원 및 지지자 등 연대청원인 일동’은 온라인에서 추 지사 비상징계 연대청원서 동의를 받고 있다. 청원인들은 추 지사가 “극단적 사회 복지예산 감축으로 경기도정을 파행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재정 빨대’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추 지사가 정부는 물론 민주당에도 해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원과 지지자 일부가 당 차원의 사과를 넘어 징계까지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이 대변인은 징계 절차에 관해 결론을 내놓지 않은 대신 소방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소방 재정과 관련한 본질적 문제에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 국면에서 고질적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원문에는 소방 재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제도 개선안은 담기지 않았다. 민주당이 앞으로 예산 국면에서 해법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대변인 발언과, 추 지사 징계 같은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지 아직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함께 전해졌다.
대법원장 탄핵론 놓고도 이견…당내 규율 목소리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고려 중인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도 지금 추진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민심의 흐름을 잘 봐야 한다”고 말한 뒤 “지금은 민생 악화 등에 사과하고, 무리한 주장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악화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하고, 논란을 키울 수 있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다. 소방 재정 발언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당의 다른 주요 의제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 것이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는 추 지사의 발언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는 추 지사의 발언 등과는 궤가 다르다”며 “개혁 동력에 직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 지사 징계와 대법원장 탄핵 문제를 연계해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는 셈이다. 한 초선 의원은 당내 규율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의원은 “지지율 하락은 내분이 원인이었다”며 “추 지사의 발언이 기강을 단단히 잡을 구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문에는 이들 의원의 실명이나 당의 공식 결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예산 국면에서 소방 재정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에 대한 징계 등 후속 조치와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에 관해서는 당의 결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민생 현안에 집중하자는 의견과 규율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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