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3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과를 곧바로 확정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의원이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질 경우, 동명이인 후보가 투표용지에 있어 유권자 혼란이 있었는지 확인할 때까지 결과 인증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소송을 자신이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패배 가능성을 전제로 선거 결과 인증 저지를 요구한 셈이다.
패배할 경우 결과 인증 막아달라 소송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22일 알래스카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현역 의원인 댄 설리번이 민주당 후보 메리 펠톨라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할 경우 선거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무부가 든 근거는 투표용지에 설리번 의원과 이름이 같은 후보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이 두 후보를 혼동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 혼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실제 투표 의도를 확인할 때까지 결과의 공식 인증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동명이인 후보인 댄 J. 설리번의 출마 목적이 “설리번 상원의원의 득표수를 줄여 펠톨라 캠프에 이익을 주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출마가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거나 오도해 결과적으로 알래스카 유권자들의 의사를 왜곡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은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를 전제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법무부가 실제 투표 의도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는 자료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와 이름이 같은 후보를 내세웠다며 이를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동명이인 후보는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도 주장했다. 법무부의 소송은 주 선거 결과의 공식 인증을 대상으로 삼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송을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름 같은 후보 둘…법원은 출마 허용
두 사람의 이름은 중간 이니셜까지 포함하면 구별된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유권자 혼란을 노리고 현역 의원과 동명이인인 후보를 내세웠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당사자와 민주당은 그런 의도를 부인했다. 법무부는 이번 소장에서 동명이인 후보의 출마 목적이 펠톨라 캠프에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후보와 민주당의 부인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알래스카주 선거 당국은 지난 6월 유권자 혼란을 이유로 댄 J. 설리번 후보를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려 했다. 그러나 주 법원은 그의 출마를 허용했고, 주 대법원도 그 결정을 인정했다. 댄 J. 설리번은 은퇴한 교사로, 올해 선거 출마 직전 공화당에 등록했다. 출마 자격을 둘러싼 주 차원의 절차는 법원의 결정으로 이어졌으며, 연방 법무부는 이후 투표용지에 동명이인 후보가 포함된 점을 들어 선거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선거 당국은 투표용지에서 두 후보를 구분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후보자들의 중간 이니셜을 기재했고, 댄 S. 설리번 후보에게는 ‘현역 의원’이라고 표시했다. 동명이인 후보에게는 ‘공화당 소속’이라는 표기를 넣지 않았다. 이는 유권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조치라고 자료는 전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표기에도 혼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 후보가 이길 경우 실제 투표 의도를 확인할 때까지 결과 인증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트럼프, 법원 결정 비판하고 직접 지시 밝혀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 제기 전인 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댄 J. 설리번의 출마를 “사기”라고 규정했다. 출마를 허용한 법원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사기꾼 대니얼 J. 설리번 주니어를 투표용지에서 제외하고, 민주당의 선거 개입에 책임을 묻기 위한 강력한 법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썼다. 법무부는 다음 날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이 이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소송 전날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가 주 선거 결과의 공식 인증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답했다. 그는 이를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은 알래스카 선거 결과 인증을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법무장관의 발언은 소송 제기와 함께 연방정부가 주 선거 결과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한 방송은 이번 소송을 헌법상 선거 관리에서 제한된 역할만 부여받은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선거 절차에 개입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분석했다. 한 일간지는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선거 결과 인증을 막으려 한 유사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선거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며, 정치적 선거 개입으로 비칠 수 있고 연방정부 권한을 벗어난다는 비판을 소개했다. 또 다른 미 일간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지를 두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정상적이지 않은 법적 분쟁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상원 다수당 구도와 주정부 권한 논란
알래스카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을 좌우할 수 있는 주요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려면 4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현역 의원의 의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소송은 공화당 현역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는 경우를 전제로 제기됐다. 다만 자료에는 해당 선거의 실제 결과나 인증 여부가 나오지 않았다.
노터데임대 로스쿨의 선거법 교수 데릭 뮬러는 알래스카주 정부를 공화당이 장악한 상황을 언급하며 이번 소송을 “아군 오인 사격이고, 알래스카 공화당을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정부 관리들이 이번 소송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했다.
법무부가 요구한 조치는 동명이인 후보로 인한 유권자 혼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을 때 공식 인증을 미루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구에게 투표하려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거 당국은 투표용지에 중간 이니셜과 현역 의원 표기를 넣는 등 구분 조치를 해둔 상태다. 연방정부가 주의 선거 결과 인증을 막으려는 시도는 이례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전해졌다.
이번 소송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공화당 현역 의원의 패배 가능성을 전제로 제기됐다. 법무부는 동명이인 후보로 인한 혼란과 투표 의도 확인을 근거로 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선거 당국은 이미 투표용지에서 두 후보를 구분하는 표기를 적용한 상태다. 소송의 향후 절차와 선거 결과 인증 여부는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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