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뒤 대권 경쟁 (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2028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양당의 잠룡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 국정에 대한 심판론이 부각됐고, 중간선거 기간 전국 각지에서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정치인들의 성적표도 차기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변수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상 3선 제한으로 202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고, 양당이 현직 대통령 없이 대선을 치르는 것은 2016년 이후 12년 만이다.

공화당, 밴스와 루비오에 쏠린 부담

공화당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번 선거 결과로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올랐다. 밴스 부통령은 중간선거 기간 오하이오와 미시간, 텍사스, 캔자스, 알래스카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내준 데다, 정치적 기반인 오하이오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현역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을 꺾었다. 밴스 부통령이 부통령 취임으로 공석이 된 의석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한 선거였다.

밴스 부통령은 현직 부통령이라는 정치적 위상과 42세의 젊은 나이, 백인 노동자 계층 출신이라는 성장 배경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선거 패배로 이어진 만큼, 향후 대권 행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계승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비전과 차별성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아 상대적으로 선거 참패의 부담은 덜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루비오 장관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고,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며 외교·안보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인물중간선거 활동관련 결과
JD 밴스 부통령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캔자스, 알래스카오하이오 패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직접 선거운동 없음상대적 부담 경감 관측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펜실베이니아 본선과 당 전체 지원재선 성공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앨라배마,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방문전국 행보 확대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네바다, 뉴햄프셔, 뉴저지, 미시간, 버지니아 순회활동 폭 넓힘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27일 텍사스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동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을 연단으로 불러 세우며 "그는 정말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 패배의 정치적 여파와 무관하기는 어렵다. 그는 앞서 2028년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없으며 밴스 부통령이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공화당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팀 스콧 상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승리로 커진 차기 주자들의 무게

민주당은 중간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차기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는 본인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크게 이기며 재선에 성공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전통적으로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인 만큼 셔피로 주지사의 압승은 차기 대권 경쟁에서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거론된다. 셔피로 주지사는 자신의 재선뿐 아니라 펜실베이니아 연방 하원 및 주의회 선거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전국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넓힐 기회를 잡았다. 뉴섬 주지사는 선거 과정에서 캘리포니아를 넘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등 남부 지역까지 방문하며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고, 2028년 민주당의 첫 대선 경선이 진행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찾았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공화당의 선거구 재획정 움직임에 맞서 캘리포니아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추진한 것도 주요 정치적 성과로 꼽힌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도 네바다와 뉴햄프셔, 뉴저지, 미시간, 버지니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 직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미시간, 네바다, 미시시피, 뉴햄프셔, 위스콘신, 조지아 등을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당내 영향력 유지를 시도하며 대선 재도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와 람 이매뉴얼 전 주일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존 오소프 조지아 상원의원,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민주당의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합지 지원 유세가 가른 성적표

이번 선거에서 차기 주자들의 지원 유세는 곧바로 성적표가 됐다. 공화당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전국을 돌았지만, 핵심 지역인 오하이오가 패배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셔피로 주지사와 뉴섬 주지사, 부티지지 전 장관, 해리스 전 부통령 등이 각자 다른 지역을 돌며 지원전을 펼쳤다. 특히 셔피로 주지사는 본선 승리와 함께 당 전체의 승리에도 힘을 보태 입지를 넓혔다. 뉴섬 주지사는 남부 지역까지 찾으며 활동 범위를 넓혔고, 해리스 전 부통령은 전국을 돌며 영향력 유지를 시도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민주사회주의 성향의 대표적 대권 잠룡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경합지인 미시간의 압둘 엘사예드 후보를 위해 자신의 선거자금 1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직접 유세에 나섰다. 같은 민주사회주의 성향의 엘사예드 후보가 승리하면서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대중적 경쟁력이 주목받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차기 대권 행보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차기 주자들은 중간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온건파와 급진파 간 갈등을 조율하는 것과, 트럼프 행정부에 맞설 정책적 대안과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상원 판세와 확장된 경선 무대

이번 중간선거는 상원 판세에서도 공화당 잠룡들에게 부담을 남겼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제쳤고,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로저 마샬 상원의원을 꺾었고, 캔자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32년 이후 처음이다. 오하이오에서는 브라운 후보가 허스테드 의원을 앞섰고, 아이오와에서는 조쉬 투렉 후보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후보를 이겼다. 메인과 미시간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주민주당 후보공화당 후보의미
텍사스54%44%1988년 이후 첫 민주당 상원의원
캔자스51%46%1932년 이후 첫 민주당 상원의원
오하이오50%46%밴스 정치 기반 지역 패배
아이오와50%46%경합지 승리
메인54%46%현역 수전 콜린스 패배 인정
미시간52%46%현역 의석 방어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상원 판세와 확장된 경선 무대 (자료: 연합뉴스)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상원 판세와 확장된 경선 무대 (자료: 연합뉴스)

알래스카주는 아직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았다. 네브래스카주에서는 공화당 현역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과 무소속 댄 오스본 후보가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지원전에 나섰던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는 이 같은 결과와 함께 평가될 전망이다.

중간선거가 끝난 뒤 양당의 차기 주자 경쟁은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축으로 후보군이 정리될 가능성이 있고, 민주당은 셔피로 주지사와 뉴섬 주지사, 해리스 전 부통령, 부티지지 전 장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이 각자의 기반을 넓히는 국면에 들어갔다. 선거운동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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