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뒤 유럽연합(EU)이 새로 구성되는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새로운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EU와 미국이 “훨씬 더 강한 협력”으로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이고 러시아에 유화적인 기조를 보여온 만큼, 공화당보다 민주당이 우세한 미 의회에서 기조가 달라지길 기대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유럽 각국 정치인들은 미국 선거 결과를 자국의 정치·경제 현안과 연결해 언급했다.
EU, 새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연장 요청
칼라스 고위대표의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EU의 기본 입장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미국 새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고, EU와 미국의 협력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직후 이런 입장을 공개했다. 미국 정치권의 변화가 향후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EU는 최소한 지원과 압박의 방향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쪽에 서 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군사·외교·제재 문제를 놓고 내부 논쟁을 이어왔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태도는 그 논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원문에 따르면 칼라스 고위대표는 새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원 유지와 제재 압박이라는 두 축을 함께 제시한 셈이다.
각국 정치인들, 미국 선거를 자국 현안과 연결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유럽 각국 정치인들에게도 각자의 정치적 언어로 해석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어제 미국민은 사람들을 더 빈곤하게 만들 뿐인 정책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며 “증오에 대한 반대, 성차별주의에 대한 반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데 대한 반대, 엘리트 계층의 특권에 대한 반대”라고 적었다. 그는 “이는 브라질에서도 일어났고, 방금 미국에서도 일어났다”며 “스페인에서도 곧 일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산체스 총리는 보수 야권에 지지율이 밀리는 가운데 오는 29일 총선을 치른다.
버넘 영국 총리는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앤티가바부다에서 미국 중간선거 관련 질문을 받고 생활 물가 문제를 꺼냈다. 그는 “전 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물가 현안을 둘러싸고 힘을 합칠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될 때까지는 생활비 압박을 경감할 수 없다”며 “이게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도 로이터통신에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노선 변경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신호”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환경, 외교정책, 개발구호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보다 자신들에게 더 가까운 목소리가 미국 정치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억만장자 출신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프라하의 트럼프’라고 불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탄핵과 거부권, 일종의 마비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가 마침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이번 결과를 두고 “트럼프와 그의 정책에 대한 엄청난 타격이고 미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물가·전쟁·기후를 둘러싼 유럽 내 해석
이번 미국 선거에 대한 유럽 각국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물가와 전쟁, 기후를 연결했다. 산체스 총리는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증오와 차별, 기후변화 부정, 엘리트 특권에 대한 반대라고 규정했다. 버넘 총리는 생활 물가를 전면에 내세웠고, 그 압박이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될 때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스퇴레 총리는 기후·환경과 외교정책, 개발구호 정책에서 미국 내 우호적인 목소리의 부상을 언급했다.
| 인물 | 발언 요지 | 관련 일정·상황 |
|---|---|---|
| 카야 칼라스 | “새로운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 | 미국 중간선거 뒤 |
| 페드로 산체스 | “스페인에서도 곧 일어날 것” | 오는 29일 총선 앞둠 |
| 버넘 총리 | “생활 물가 현안을 둘러싸고 힘을 합칠 기회” |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 중 |
| 요나스 가르 스퇴레 | “노선 변경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신호” | 로이터통신 인터뷰 |
| 베른트 랑게 | “미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승리” | 유럽의회 발언 |
버넘 총리의 발언처럼 유럽 일부 정치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생활비 문제와 함께 읽고 있다. 산체스 총리의 경우 미국 결과를 브라질과 스페인까지 연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가자지구 전쟁, 이란 전쟁, 나토의 방위비 증액 등 여러 국제 현안에서 충돌해 왔다고 원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국방비를 충분히 올리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런 경과까지 감안하면, 미국 선거는 단순한 의회 구성 변화가 아니라 유럽 정치권이 자국 현안을 설명하는 재료로도 쓰였다.
우크라이나 지원 둘러싼 유럽 내부의 긴장
미국 선거 결과와 별개로 유럽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다른 방향의 목소리도 확인된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불가리아에서는 러시아에 우호적인 루멘 라데프 총리의 집권세력이 의회 과반과 정부에 이어 대통령직까지 확보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정책의 변화가 예상됐다. 일리아나 요토바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결선에서 57.6%를 얻어 39.5%의 안드레이 규로프를 꺾었고, 내년 1월 22일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요토바와 라데프 총리는 추가 군사지원에 반대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해 왔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이 집권할 경우 6개월 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르펜은 FT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더 이상 도울 수 없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했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도 반대했다. EU의 제재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EU가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에너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입장들은 칼라스 고위대표가 미국 새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과 러시아 압박 강화를 요청한 발언과 대조를 이룬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종전 조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기준으로 야당 의원 올렉시 곤차렌코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자는 구상을 제시했다가 제명됐고, 집권 여당 내부에서도 정치인들을 평화파와 전쟁파로 나누는 주장에 반발이 나왔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8~16일 정부 통제지역 성인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는 미국과 유럽의 안전보장을 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통제하는 돈바스 지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5%였다.
마무리하면, 미국 중간선거 이후 EU는 새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압박 강화를 요청했다. 동시에 유럽 각국 정치인들은 자국의 물가, 총선, 외교 노선과 연결해 선거 결과를 해석했다. 불가리아와 프랑스, 우크라이나 내부의 사례까지 겹치며,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대응은 앞으로도 유럽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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