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그림 (실제 사진이 아닙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널리 알려진 영화와 옛 노래의 제목으로 먼저 떠오르는 문장이다. 그러나 클라우드나 업무 소프트웨어 계약서를 앞에 둔 독자에게는 '이 선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는 약속선, 곧 SLA(서비스 수준 협약)의 가용성 수치를 가리키는 말로 읽히기도 한다. 이 기사는 계약서에 적힌 가용성 퍼센트가 실제로 얼마나 멈춤을 뜻하는지, 그 수치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답한다. 함께 검색되는 협업 메신저 같은 서비스 이름은 이 기준을 적용해 볼 대상일 뿐 이 기사가 평가하지 않으며, 특정 제품의 수치나 순위도 다루지 않는다. 니모·님프·님스처럼 이 주제와 무관한 대상을 가리키는 낱말은 다루지 않는다.

가용성 퍼센트를 시간으로 바꾸면

SLA는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게 약속하는 품질 수준을 문서로 적은 것이고,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이 가용성이다. 가용성은 정해진 기간 중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쓸 수 있었던 시간의 비율이다. 한 달을 30일로 치면 43,200분이므로 가용성 99%는 한 달에 약 432분, 곧 7시간 남짓 멈춰도 약속을 지킨 것이 된다. 99.9%는 약 43분, 99.99%는 약 4분 20초, 99.999%는 30초가 채 안 되는 시간이 허용된다.

숫자 하나 차이가 시간 단위와 분 단위의 차이로 벌어지는 까닭은 비율이 '남은 부분'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9가 하나 늘 때마다 허용되는 중단은 십분의 일로 줄어든다. 같은 수치를 한 해 단위로 바꾸면 99.9%는 약 8시간 45분이고, 99.99%는 한 시간이 못 된다. 따라서 계약서의 수치를 볼 때는 퍼센트 그대로 두지 말고 달·해 단위의 시간으로 바꿔 보는 것이 첫 단계다.

계약서가 말하지 않는 것

가용성 수치는 실제 중단 시간을 보장하는 숫자가 아니라 제공자가 지키겠다고 내세운 목표선이다. 그래서 핵심은 그 선 아래로 내려갔을 때 무엇을 해 주느냐에 있다. 보상이 현금 배상이 아니라 다음 이용료에서 일부를 깎아 주는 크레딧 형태인 계약이 흔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마다 달라서 직접 읽어야 한다. 크레딧을 이용자가 신청해야 지급하는 구조라면 신청 기한을 놓치는 순간 받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어긋나는 지점은 크게 세 곳이다. 먼저 측정 단위다. 월 단위인지 연 단위인지, 몇 분짜리 짧은 중단까지 합산하는지에 따라 같은 수치도 체감이 달라진다. 다음은 제외 항목이다. 미리 알린 점검 시간, 이용자 쪽 설정 문제, 외부 회선 문제는 중단 시간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은 범위다. 서비스 전체가 아니라 특정 기능이나 특정 지역만 대상일 수 있고, 일부 기능만 느려진 상태가 '중단'으로 인정되는지도 계약서의 정의에 달려 있다.

흔한 오해는 가용성이 높으면 데이터가 안전하고 속도도 빠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가용성은 접속해서 쓸 수 있었는지를 말할 뿐이며, 데이터 보존이나 응답 속도는 별도의 항목이다. 또 하나의 오해는 SLA가 계약의 전부라는 믿음이다. 서비스 약정은 이용약관, 서비스별 SLA, 지원 정책 등 여러 문서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상황이 다르면 읽는 법도 달라진다

문서 작성이나 메신저처럼 멈추면 일이 더뎌지는 정도의 서비스와, 결제나 예약처럼 멈추는 순간 매출이 끊기는 서비스는 허용할 수 있는 중단이 다르다. 앞의 경우는 한 달에 몇십 분의 중단을 감수할 수 있어도 뒤의 경우는 분 단위가 문제가 된다. 같은 수치라도 업무 시간대의 중단인지 새벽의 중단인지, 한 번에 길게 멈추는지 짧게 여러 번 끊기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해외 사례로 미국의 일부 클라우드 사업자는 월 가용성을 구간으로 나누어 구간마다 크레딧 비율을 달리 두는 방식을 쓴다. 다만 우리나라 이용자가 맺는 계약은 계약서와 적용 법규가 달라 그 구조를 그대로 옮겨 읽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나

판단의 순서는 단순하다. 수치를 시간으로 바꾸고, 그 수치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보고, 무엇이 제외되는지 확인한 뒤, 약속을 어겼을 때의 보상과 신청 절차를 읽는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계산한 허용 중단 시간이 내 업무가 견딜 수 있는 시간 안에 드는지 견준다. 아래 표는 이 순서를 한눈에 정리한 것이다.

확인 순서살펴볼 내용
1. 수치 환산퍼센트를 한 달·한 해 단위의 시간으로 바꾼다
2. 측정 방식기간 단위, 짧은 중단의 합산 여부, 적용 대상 범위
3. 제외 항목사전 공지 점검, 이용자 설정, 외부 요인
4. 보상 조건크레딧 여부, 신청 기한, 보상 한도
5. 업무 영향허용 중단 시간과 내 업무가 견딜 수 있는 시간 비교

계약 전이라면 제공자의 SLA 문서에서 위 다섯 항목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 찾아 표시해 두고, 모호한 대목은 제공자의 상담 창구에 문서로 물어 답을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이미 쓰고 있다면 관리 화면이나 서비스 상태 안내에서 중단 기록을 확인하고, 계약서의 보상 신청 기한과 비교해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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